기타자료

軍, 신형 함대공 미사일이 MD용 무기?

똥맹돌이 2008. 1. 21. 11:09
軍이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한다는 신형 미사일, 미국도 2012년 이후에나 배치 가능
 ▲ 이번에 거론된 SM-6 ERAM은 향후 해상전투에서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되는 무기다. 그러나 성능 문제로 미사일 방어(MD)에서는 제한적인 역할만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SM-6의 모형.
 20일 오전, ‘이지스 함에 北탄도 미사일 요격체계 구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현재 미국이 개발 중인 SM-6 신형 방공 미사일을 도입, 2012년까지 세종대왕함과 추가 건조될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해 북한 탄도 미사일에 대응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군의 주장에서 조금 이상한 부분이 눈에 띄었다. 바로 SM-6로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초기에 요격이 가능하다는 부분이었다.

 SM-6의 정식명칭은 ‘SM-2 사거리 연장 능동형(ERAM)’ 미사일이다. 기존의 SM-2 대공 미사일에 ‘파이어 앤 포겟(Fire & Forget)’이라는 개념으로 유명한 ARMRAAM의 추적 장치를 장착, 목표물을 향해 발사한 뒤에는 미사일이 스스로 목표물을 추적하도록 만든 것이다.

 사거리도 현재 한국 해군이 사용하는 SM-2 미사일보다 배 가까이 긴 370킬로미터 수준이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수평선 너머에 있는 적도 공격할 수 있다. 전역미사일방어(Teather Missile Defense)에서도 SM-3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군이 밝힌 것처럼 ‘북한이 미국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초기에 요격이 가능하다’는 말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로 미사일의 특성 때문이다.

 북한의 노동 미사일과 같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은 발사 후 5분이면 초속 7킬로미터가 넘는 속도로 대기권을 벗어난다. 이후 지구궤도를 돌아 목표물을 향해 재돌입하는 과정에서 마하 10이라는, 무서운 속도로 낙하한다.

 북한이 수백 발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스커드 미사일 또한 마하 6 이상의 속도로 비행한다. 때문에 이를 요격하기 위해 만든 미사일들은 대부분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를 가졌다.

 ▲ 군이 도입하겠다고 밝힌 SM-6는 SM-2 미사일의 개량형이다. 반면, 탄도탄 요격용으로 만든 SM-3와는 길이, 폭 등이 많이 달라 현재 SM-2를 사용하는 세종대왕함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사진은 SM-2 사거리 연장형의 발사모습[사진출처·레이시온(Raytheon)社]
 실제로 미국은 미사일 방어계획(MD)을 추진하면서 적의 탄도 미사일 발사 단계에서는 적국 부근에 공중발사 레이저 무기를 배치해 발사와 동시에 요격에 들어간다. 다음 단계는 탄도 미사일의 속도를 고려, 지구 궤도에 진입하기 전 또는 낙하 직전에 이지스 구축함이 가진 SM-3 미사일이나 최대 사거리 160킬로미터 내외의 THAAD(전역고고도방어) 등과 같은, 빠른 속도에다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로 요격한다.  
   
 이렇게 해서도 막지 못한 미사일은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이나 THEL(전역 고에너지 레이저)로 지상에서 요격하게 된다.

 반면, 20일 우리 군 관계자가 말한 SM-6는 최신형 미사일이기는 하지만 함대의 방공 능력 극대화를 주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따라서 그 용도가 전혀 다른 미사일 방어에서 뛰어난 위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속도.

 그동안 미사일 방어계획(MD)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한 이유는 ‘화살로 화살을 맞히는 게 가능하냐’는 문제 때문이었다. 마하 6~25의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마하 3~4의 속도를 가진 평범한 대공 미사일로 과연 맞출 수 있는지, 또한 탄두에 핵폭탄이 장착되었을 경우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는지와 같은 문제제기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군은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THEL과 같은 지상형 레이저 무기를 만들고, THAAD, SM-3 등 마하 6 이상의 속도를 내는 고속 장거리 미사일과 공중발사 레이저 무기(ABL)를 개발해 왔던 것이다.

 반면 SM-2Ⅳ의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SM-6 미사일은 대규모의 적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때문에 초음속 미사일이라고는 하지만 마하 4 내외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수년 내에 SM-6을 도입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군의 이야기는 현실적으로는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보도에 대해 한 민간 군사연구가는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 일본과 공조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에 새로 코드를 맞추기 위해 일부러 기자에게 거짓말을 했거나, 아니면 기자와 이야기한 군 관계자가 해당 무기체계에 대해 자세히 몰라서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존뉴스 전경웅 기자
 출처 : 프리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