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자료

리영호 군 총참모장

똥맹돌이 2011. 12. 29. 12:16

[김정은 시대 파워 엘리트] ②리영호 군 총참모장

 

김일성 주치의의 ‘아들’… 김정일의 ‘친구’… 김정은의 ‘그림자’

 

북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화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국립연극극장 현지지도를 수행할 당시 리영호 군 총참모장(왼쪽)이 김정은 옆에 붙어 서서 설명을 듣고 있다.                                                                                   


리영호의 등장


지난해 9월30일자 북한 노동신문 1면에는 44년 만에 열린 북한의 당대표자회의 참석자 사진이 실렸다. 최근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항상 그렇듯 앞줄 정중앙에 자리했다. 오른쪽에는 군부 인사들이 앉고, 왼쪽에는 당 지도부와 원로들이 앉는 등 권력 핵심 대부분이 첫줄에 배석했다. 이때 김 위원장 바로 옆자리에는 리영호(69) 군 총참모장이 있었다.

리영호는 당시 대장에서 차수로 승진함과 동시에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를 거머쥐어 전 세계 정보당국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바로 왼쪽에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앉아 리영호가 3대 권력세습의 핵심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국정원 대북업무를 담당했던 한 인사는 23일 리영호에 대해 “이전까지는 우리 정부의 시선을 끌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국가장의위원회 명단 232명 가운데서도 서열 4위에 올라 그 위상을 실감케 했다. 후계자 김정은, 김영남(83)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81) 내각 총리 바로 다음이며, 군부에서는 가장 높다. 그보다 서열이 앞선 사람들이 모두 80대 고령임을 감안하면 김정은 시대에 군부를 담당할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병술로 신임 얻어

그 배경에는 그의 출신성분과 포병 병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 참모장은 강원도 통천군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로 알려진 리봉수(1901∼1967) 전 만경대혁명학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주치의를 지낸 인물이다. 1942년생인 리영호는 김정일과 동갑내기로 어린 시절부터 친했다고 한다. 혁명유자녀 교육기관인 만경대혁명학원을 거쳐 장교 양성기관인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나왔다. 장성택 당 행정부장과 만경대혁명학원 동문이기도 하다.

북한군에서 손꼽히는 포병 전문가인 그는 김정은이 포 사격술에 관심이 많고, 북한 주민에게 김정은이 ‘포 사격의 귀재’라고 우상화 작업을 하는 것과 맞닿아 승승장구한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군 경험이 없는 김정은에게 군사훈련도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미교포가 운영하는 친북성향의 온라인 매체 ‘민족통신’은 김정은이 2007년 4월 군 경험을 쌓기 위해 당시 평양방어사령관이던 리영호 아래서 포병 지휘관 생활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리영호가 김정일 위원장의 포병사령부 예하부대 방문에 수차례 동행한 모습이 북한 매체에 보도된 적도 있다.

고속승진과 중국 인연

북한 당국이 공개한 그의 이력을 보면 사단 참모장, 군단 작전부장, 총참모부 작전국 부국장, 부총참모장을 거쳐 총참모장까지 오른 전형적인 ‘작전통’이다. 그가 상장 시절에 수도 평양을 방어하는 평양방어사령관을 지낸 것은 김정일로부터 절대적 신뢰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만 17살인 1959년 군에 들어간 그는 입대 50년 만인 2009년 2월 남한의 합참의장 격인 총참모장 보직과 함께 대장 계급장을 달았다. 2002년 4월 중장을 시작으로, 이듬해 상장, 대장(2009년)에 이어 차수를 작년 8월에 달아 8년5개월 만에 중장에서 차수까지 초고속 승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작년 9월28일에는 김정은과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직책은 그때까지 공석이었다. 이 대목에서 그의 승진과 김정은 후계구도가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영호가 중국 고위인사들과 관계가 좋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지난 5월 김정일의 중국 비공식 방문 후 귀국 당시 영접을 나갔고, 다음달 리위안차오(李源潮·61) 중국 공산당 조직부장을 단장으로 한 중국 공산당 대표단이 방북했을 때 접견했다.

앞서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69) 중국 총리가 북한에 왔을 때도 평양 순안공항에서 직접 영접하고 수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중국 고위관리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민 선문대 교수는 “북한 군부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김정은 체제에서 중국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므로 리영호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