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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필리핀 방위협력확대조약…미군 22년만 재진주

똥맹돌이 2014. 5. 31. 16:34

 

美·필리핀 방위협력확대조약…미군 22년만 재진주

1992년 미군 철수 이후 최대규모 협력 강화

오바마, 中의식한 듯 "주둔조약 아냐" 강조


필리핀 수빅© AFP=News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미국과 필리핀이 필리핀에서의 미군 주둔시간을 늘리는 내용의 방위협력확대조약(EDCA)을 28일(현지시간) 체결했다.


볼테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과 필립 골드버그 주 필리핀 미국대사는 이날 마닐라 아기날도 기지에서 10년 시한의 조약서에 서명했다.


조약은 필리핀에서의 미군의 순환배치 기간을 늘리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한다.


현행 조약에 의해 14일로 제한된 미군의 주둔기간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병력규모에 대한 상한선도 없어 대규모 파병이 가능해졌다.


또 10년으로 정한 조약기간도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무기한 조약에 가깝다.


이에 따라 22년 만에 사실상 미군이 다시 필리핀에 주둔하게 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미군은 필리핀 상원이 지난 1991년 군사기지 임대 연장안을 부결함에 따라 이듬해인 1992년 주둔하고 있던 병력을 철수시킨 바 있다.


필리핀은 미군이 주둔했던 수빅만 해군기지 등 루손섬 북부에 있던 기지들을 다시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군의 상시 주둔은 외국군 주둔을 금지하는 필리핀 헌법에 따라 조약 내용에서 제외됐다.


필리핀을 방문하기 위해 말레이시아를 출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군의 확대된 협력은 양국의 훈련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분쟁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조약 체결을 반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951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 이후 양국은 지난 60여년 간 굳건하게 약속을 지켜왔다"며 "미국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항상 동맹국들과 함께 해왔으며 이번에 필리핀을 방문하는 것도 과거처럼 앞으로도 협력할 것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니 콜로마 필리핀 대통령궁 소통실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약은 양국의 탄탄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하게 할 것"이라며 "긴급재난 대응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약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양국의 이해관계 모두가 부합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동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약한 국방력을 미국과의 동맹 강화로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필리핀은 영유권 다툼에 대비한 전력을 보강한 셈이며 미국도 합법적으로 중국 인근에 병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는 듯 "그간 남중국해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의 영토분쟁을 무력이 아닌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며 "이번 조약은 필리핀의 통제 아래 미군의 필리핀 기지 사용권을 확대한 것뿐이지 미군을 필리핀에 주둔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