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료

신념에 바탕을 둔 전쟁의지

똥맹돌이 2007. 11. 29. 09:52
 

신념에 바탕을 둔 전쟁의지

이상우(한림대학교 총장)


한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군사역량을 평가하려면 첫째로 그 나라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거나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의 군사역량과 비교하여야 하며 둘째로는 군사역량의 구성요소를 하나씩 검토해야 한다.


한국군은 병력, 무기체제 등 객관적 수치로만 평가한다면 전세계의 약 2백개 국가 중 10위안에 들어가는 군사역량을 가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대적 수치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대응해야 할 군사위협에 비교해서만 충분여부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현재 한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는가? 북한이다. ‘위협’을 논할 때는 상대가 하는 ‘말’은 별로 의미가 없다. 전쟁에서는 항상 기만전술로 의도를 숨기기 때문이다. 군사력의 구성, 배치, 무기체계 등 전쟁의도를 나타내는 실제 ‘행위’와 ‘상태’로만 평가하여야 한다. 미국은 동맹국이고 중국, 러시아, 일본의 군사력의 구성, 배치, 무기체계는 한국을 공격하도록 준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북한군은 다르다. 군사력 편성은 단기속전을 목표로 짜여져 있으며 짧은 시간에 서울 등 한국의 요지를 점령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고, 이러한 전쟁수행에 꼭 필요한 무기체제만을 갖추고 있다. 군사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북한군은 무력으로 서울 등 요지를 점령하여 북한의 정치적 의도를 달성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군대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군은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데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는가? 요소별로 나누어보면 답을 찾기 쉬워진다.


전투역량은 의지 곱하기 능력으로 결정된다. 능력의 기초요소로는 병력의 크기와 질, 장비와 무기의 수적 충분성과 질적인 충분성, 그리고 지휘능력 등이다. 한국군은 병력에서 북한군의 반쯤된다. 그러나 한국군은 가장 우수한 장병으로 편성되어 있다. 장병의 교육수준은 세계 최고이다.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고학력 장병을 징집할 수 있다. 미군이나 일본군처럼 저질의 지원병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서 최고 수준의 장병만으로 군을 편성 유지하고 있다. 북한군에 비하여 모든 점에서 우수한 장병을 보유하고 있어 숫자의 열세는 상쇄하고 남는다.


한국군의 무기는 북한군의 무기를 압도한다. 적어도 2세대 이상 앞선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항공기, 전투함, 장갑차량, 포화, 전자, 통신 등 모든 무기체계에서 북한의 무기체계를 압도하고 있다. 북한군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 분야에서만 우리가 열세이나 핵무기를 사용하는데는 세계 모든 강대국의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쉽게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의 심장부가 휴전선에서 너무 가깝고 북한군은 최전선까지 주력부대를 전진배치하고 있어 한국군의 대응전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나 이것도 사전대비만 잘하면 감당할 수 있다. 전쟁지속능력에 있어서는 한국이 북한보다 월등하다.


문제는 하나다. 전쟁의지이다. 의지가 ‘영(0)’이면 능력이 아무기 커도 전투능력은 영이된다. 영으로 곱하면 모든 것이 영이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정치체제를 수호하기 위해서 한국군이 보강하여야 할 전력요소는 전쟁의지이다. 높은 전쟁의지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한국은 적어도 북한의 군사위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강한 전쟁의지를 유지할 것인가? 민주국가에서는 주권자가 국민이고 국민의 의지가 최고 통수권자를 거쳐 군 전체로 전달되게 된다. 따라서 전쟁의지란 곧 국민의 단결된 투쟁정신이 된다.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민주정치체제를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고 결심만 해준다면 전쟁의지는 걱정 안해도 된다.


반세기전 우리는 우세했던 북한군의 기습공격에 인구의 10%를 잃는 희생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바로 그때의 적과 대치하고 있는데 한국 국민이 똑같이 그때의 투쟁정신을 발휘만 해준다면 우리는 북한의 군사위협에서 자유스러울 수 있다.


북한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시대착오적인 전체주의 전제주의 사상의 표상이라 할 김일성식 스탈린주의를 들고 나와 우리의 체제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의 체제수호 의지 즉 전쟁의지를 내부에서 붕괴시키기 위한 정치전을 강력히 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견해가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체제의 정치적 자유를 악용하여 우리 사회 내에서 반전의식을 고취하는데 북한은 지금 총력을 쏟아붓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국민들의 높은 민족의식을 악용하고 있다. 민족을 앞세워 자유민주주의를 뒤로하고 북한의 전체주의를 받아들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동족에 총을 겨누고 동족을 학살했던 북한이 이제는 민족을 앞세우고 있다.


북한은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국민들의 소망도 악용하고 있다. 우리 민족성원 모두가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리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통일을 염원한다. 불쌍한 북한동포를 기아와 공포 속에서 구원하기 위해서 통일을 갈망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통일의 소망을 이용하여 “모든 이념에 앞서는 통일”을 내걸고 우리 국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계급으로 나누어 ‘가진 자 계급’을 없애겠다는 북한의 혁명논리는 민족통일이 아니라 민족의 수직적 분열의 논리인데 자기들의 주장은 잠깐 뒤에 숨기고 통일을 앞세워 한국의 젊은 세대를 유혹하고 있다.


북한의 정치적, 선동선전전은 평소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이념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추지 못한 시민에게는 상당한 효력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깊은 생각없이 민족, 통일 등에 쉽게 이끌리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사회구성원 모두의 공존과 공영을 약속하는 정치이념이다. “공존의 자발적 합의”가 자유민주주의이다. 인류는 교조적인 획일적 사상을 관철하려는 전체주의의 위험을 깨닫고 이에 대항하는 이념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켜왔다. 나치즘, 파시즘, 군국주의, 모택동사상, 김일성주의 등의 전체주의는 20세기 한세기 동안 1억이 넘는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다. 전쟁에 의한 희생자보다 몇배나 많은 사람들이 전체주의 독재에 의하여 살상되었다.

(R. J Rummel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1900년부터 1989년 사이에 전쟁 사망사자는 3,570만 명이었는데 전체주의국가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은 1억 1,940만 명이었고 이 중에서 공산주의 정부에 의한 피학살자는 9,520만 명이었다.)


한국군은 한민족 성원 모두가 자유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함께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북한 전체주의 위협에 맞서는 것이 임무이다. 그리고 이러한 분명한 전쟁목적을 깨닫게 되면 우리 국민과 국군장병의 전쟁의지는 확고해 질 것이다.


(자유 2004년 9월호 통권 제373호 2004년 9월1일 p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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